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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차와 십전대보차, 무엇이 다를까 — 구증구포 보양차 이야기

감수: 자임당 한의원
쌍화차와 십전대보차, 무엇이 다를까 — 구증구포 보양차 이야기

찻집 메뉴판에 쌍화차와 십전대보차가 나란히 적혀 있으면 잠시 멈추게 됩니다. 이름은 다른데 설명은 비슷하고, 가격도 대개 같습니다. 매대에는 '쌍화'라는 이름의 음료가 있고, 약국에는 '쌍화탕'이라는 이름의 약이 있습니다.

헷갈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두 이름은 모두 수백 년 된 한의학 처방에서 왔고, 처방을 이루는 약재도 상당 부분 겹칩니다. 그런데 오늘날 그 이름을 달고 팔리는 물건은 의약품일 수도 있고 식품일 수도 있습니다. 이름이 같아도 법적으로는 전혀 다른 범주에 속합니다. 정리는 원전에서 시작합니다.

이름이 비슷한 두 잔, 재료는 상당 부분 겹칩니다
이름이 비슷한 두 잔, 재료는 상당 부분 겹칩니다

쌍화(雙和)는 무엇과 무엇을 합치는 이름인가

쌍화탕(雙和湯)은 『동의보감』 잡병편(雜病篇) 허로(虛勞) 항에 실려 있습니다. 쌍화는 '둘을 함께 조화롭게 한다'는 뜻이고, 여기서 둘은 음양(陰陽) 또는 기혈(氣血)을 가리킵니다. 옛 문헌은 이 처방의 성격을 양보음양(兩補陰陽), 익기보혈(益氣補血)로 적었습니다.

구성은 일곱 가지입니다. 백작약이 2.5전으로 가장 많고, 숙지황·황기·당귀·천궁이 각 1전, 계피와 감초가 각 7.5푼입니다. 여기에 생강 3쪽과 대추 2개를 넣고 물에 달입니다. 백작약 하나가 나머지 개별 약재의 두 배 반이라는 점이 이 처방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한 가지를 축으로 세우고 나머지가 그것을 받치는 구조입니다.

문헌은 이 처방을 심력이 피로하고 기와 혈이 함께 상한 상태, 큰 병을 앓은 뒤 기운이 모자라고 땀이 나는 상태에 썼다고 기록합니다. 다만 이것은 의약품인 한약 처방에 대한 옛 문헌의 기술이지, 오늘날 찻집에서 파는 차에 대한 설명이 아닙니다. 이 구분은 뒤에서 다시 다룹니다.

십전(十全)은 무엇이 열 가지인가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의 출전은 더 위로 올라갑니다. 중국 송대의 관찬 처방집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 권5에 실렸고, 이후 국내 의서에도 두루 수재됐습니다. 십전대보는 '열 가지를 온전히 갖추었다'는 뜻입니다.

열 가지에는 계보가 있습니다. 혈(血) 쪽을 다루는 사물탕(숙지황·백작약·당귀·천궁)과 기(氣) 쪽을 다루는 사군자탕(인삼·백출·백복령·감초)을 합치면 팔물탕(八物湯)이 되고, 여기에 황기와 육계를 더한 것이 십전대보탕입니다. 열 가지를 같은 비율로 넣고 생강 3쪽, 대추 2개를 더해 달입니다.

즉 십전대보탕은 덧셈으로 만들어진 처방입니다. 두 계열을 통째로 합치고 두 가지를 얹었습니다. 문헌은 기혈이 모두 허한 상태, 오랜 병이나 과로로 정신기혈(精神氣血)이 크게 소모된 경우를 적용 대상으로 적었습니다.

두 처방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약재들
두 처방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약재들

겹치는 일곱 가지, 갈라지는 두 지점

두 처방을 나란히 놓으면 겹치는 약재가 많습니다. 사물탕에서 온 숙지황·백작약·당귀·천궁 네 가지에 황기, 계피(육계), 감초까지 일곱 가지가 공통입니다. 쌍화탕에 없고 십전대보탕에만 있는 것은 인삼·백출·백복령 세 가지, 곧 사군자탕에서 온 부분입니다.

차이는 두 곳에서 납니다. 첫째는 비율입니다. 쌍화탕은 백작약 한 가지가 압도적으로 많고 나머지가 그것을 보조합니다. 십전대보탕은 열 가지를 균등하게 씁니다. 둘째는 입니다. 일곱 가지와 열 가지, 그리고 사군자 계열이 들어가느냐 아니냐입니다.

맛의 인상도 여기서 갈립니다. 백작약이 많은 쌍화 계열은 신맛과 떫은맛이 배경에 깔리고 계피 향이 앞에 섭니다. 인삼·백출·백복령이 들어간 십전 계열은 흙내에 가까운 구수한 향이 더 두껍게 납니다.

약국의 쌍화탕과 찻집의 쌍화차는 다른 물건입니다

이름이 비슷해도 법적 범주가 다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은 『동의보감』, 『방약합편』, 『향약집성방』 등을 '한약서'로 정하고 있습니다. 한약서에 수재된 처방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할 때는 그 출전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약국에서 파는 쌍화탕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의약품이므로 허가된 효능·효과가 표시되고, 복용 전 의사·약사와 상담하라는 주의사항이 붙습니다.

반면 찻집이나 온라인에서 파는 쌍화차·십전대보차는 식품입니다. 2024년 7월 3일 시행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은 식품에 대해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제1호)와 식품을 의약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제2호)를 금지합니다. 식품인 차가 "무엇에 좋다"고 말할 수 없는 근거가 이 조문입니다.

자임당의 구증구포 쌍화차와 십전대보차도 여기 해당하는 식품입니다. 처방 없이 스마트스토어에서 주문할 수 있고, 한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거쳐 조제되는 한약과는 범주가 다릅니다. 한쪽을 다른 쪽의 대체물로 삼을 일은 아닙니다.

식품인지 의약품인지는 포장의 표시면에서 갈립니다
식품인지 의약품인지는 포장의 표시면에서 갈립니다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린다는 것

구증구포(九蒸九曝)는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볕에 말리는 가공법입니다. 두 처방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숙지황(熟地黃)이 대표적입니다. 숙지황은 캐낸 그대로의 약재가 아니라 가공된 결과물의 이름입니다. 지황 뿌리를 말린 것이 건지황이고, 이것을 찌고 말리기를 거듭해 검붉게 만든 것이 숙지황입니다. 『동의보감』은 생지황즙에 담갔다가 황주 같은 술을 뿌려 가며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볕에 말리는 방식을 적었습니다.

무엇이 바뀌는지 측정한 자료가 있습니다. 2004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33권 10호에 실린 연구는 증숙 횟수를 1회부터 9회까지 늘려 가며 성분을 분석했습니다. 건지황에서는 검출되지 않던 5-HMF(5-하이드록시메틸-2-푸르알데하이드)가 증숙과 함께 나타나 횟수에 따라 서서히 늘었고, 7회째에 크게 증가했습니다. 당류 쪽에서는 증숙 뒤 수크로스가 사라지고 프럭토스와 글루코스가 크게 늘었습니다. 오래 우려도 단맛이 도는 배경입니다.

반대 방향의 변화도 있습니다. 2021년 『한약정보연구회지』 9권 1호에 실린 포제법 검토 논문은 지황의 지표성분인 카탈폴이 포제 과정에서 20분의 1에서 3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정리했습니다. 같은 논문은 대한민국약전이 숙지황에 5-HMF를 0.1% 이상 함유하도록 규정한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숙지황은 원래 성분을 보존하는 가공이 아니라 성분 구성을 바꾸는 가공이라는 뜻입니다.

저자들은 한계도 분명히 했습니다. 고문헌에는 온도와 시간, 보료의 양이 명확히 적혀 있지 않아 그대로 재현하기 어렵고, 그래서 포제법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구증구포'라는 말 자체가 품질을 보증하지는 않으며, 몇 번 쪘느냐보다 어떤 조건에서 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자임당의 쌍화차·십전대보차도 이 공정을 따릅니다.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조건을 기록하고 통제하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자임당이 경기 파주의 원외탕전실에서 배치별 품질검사와 로트번호 추적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절차는 [원외탕전실과 한약 품질](/ko/journal/wonoe-tangjeon-quality)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찌고 말리기를 거듭하면 빛깔이 검붉게 바뀝니다
찌고 말리기를 거듭하면 빛깔이 검붉게 바뀝니다

고르기 전에 확인할 네 가지

  • 포장의 '식품유형'을 봅니다 — 침출차·액상차처럼 적혀 있으면 식품입니다. 의약품이라면 '일반의약품' 표기와 효능·효과란이 따로 있습니다
  • 재료 표시의 가짓수를 셉니다 — 쌍화 계열은 일곱 가지, 십전 계열은 열 가지가 기준선입니다. 제품마다 가감이 있으니 표시면을 봅니다
  • 당류 함량을 확인합니다 — 액상 제품에는 감미료가 더해지기도 합니다. 영양성분 표시의 당류 항목을 봅니다
  • 처방 한약과 섞어 생각하지 않습니다 — 임신·수유 중이거나 치료를 받고 있다면, 식품인 차라도 담당 의료진에게 알리고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고자료


*자임당의 구증구포 쌍화차·십전대보차는 의약품이 아닌 식품(전통차)으로, 질병의 예방·치료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본문의 원전 인용은 한의학 문헌에 기록된 한약 처방에 대한 설명이며, 식품인 차의 효능을 뜻하지 않습니다. 한약은 한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통해 복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임신 중이거나 특정 질환으로 치료 중인 분은 의료진과 상의 후 드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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